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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미생물학의 중요성은 전보다 더 커졌다. 우리나라 토착 전염병의 대부분은 현저히 드물어졌으나, 외국을 여행하는 사람이 늘면서 뎅기열, MERS coronavirus나 Zika virus 감염 등 외국의 토착병이 유입되고 있음을 질병관리본부의 보고로 알 수 있고, 이 분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연구도 많아지고 있다. 근래에는 치료에 유용한 항균제에 내성인 세균이 확산되어 환자치료가 어렵게 되었다. 염기서열 분석의 이용으로 새로운 미생물의 발견과 새 학명의 명명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사용되던 학명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어서 이들을 파악하기가 전문가에게도 어려워졌다. 진단미생물학 교과서에서 이러한 변화들을 빠르게 반영해야 되겠기에 제5개정판을 낸지 불과 3년 만에 다시 제6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이 책의 목표는 첫판을 낸 1988년이나 지금이나 같다. 외국어로 쓰인 훌륭한 진단미생물학 참고서가 많으나, 미생물학을 처음으로 배우는 분들께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생물을 알리고, 그 검사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얻게 하며, 필요하면 더 상세한 영문 서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우리글로 요약된 길잡이가 되려함이다. 전판에서 인용하였던 Isenberg의 Clinical Microbiology Procedure Handbook (2006), Tille 등의 Bailey & Scott’s Diagnostic Microbiology (제13판, 2014), Mahon 등의 Textbook of Diagnostic Microbiology (제3판, 2007)의 좋은 자료는 제6판에도 그대로 유지하였고, Jorgensen 등의 Manual of Clinical Microbiology (제11판, 2015)나 여러 종설 논문 등에서 새로운 자료를 추가하였다.

　제6개정판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전판 개정 때와 마찬가지 고민이 있었다. 미생물 검사는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하고 그 결과가 느린 것이 문제이었고, 검사실 규모의 크고 작음에 무관하게 검사방법은 비슷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이용한 미생물의 검출이나 MALDI-TOF MS를 이용한 균종의 동정과, 완제품 배지를 사서 쓰는 일이 늘었지만 세균검사의 기초가 되어온 역사적인 전통적 방법을 제외할 수 없었다. 제5판에서도 우리말 맞춤법이나 문장부호의 사용에 있어서 범위를 ~로 표시하고, 소괄호를 위 단어에 붙여서 쓰고, 단위를 수자에 붙여 쓰는 등에 따르지 못하였다. 이 책에서는 독자가 영문 서적을 읽을 때 혼선을 일으키지 않게 이들을 다음과 같은 뜻으로 썼다. 즉, 수식에서와 같이 ~를 근사치를 표할 때 썼고, 소괄호 ( )는 대부분의 경우 그 위 단어와 같은 뜻이 아니고 참고문헌이므로 떼어서 썼고, 특정 유전자, 예를 들면 tetracycline 내성 유전자 tet(M)은 규칙대로 괄호를 붙여서 썼다. 외래어인 extended spectrum β-lactamase를 읽을 때 extended spectrum은 영어식으로 읽고, β-lactamase는 베타락탐아제로 읽는 것은 거북하다. 우리나라에서 정한 균종명의 한글 표기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 예를 들면 아스페르길루스 (Aspergillus)도 실었으나, 영어권에서는 아스퍼길러스나 아스퍼질러스와 비슷하게 발음함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균종명과 항균제명은 전판과 마찬가지로 영자로 적었고 읽기는 독자에게 맡기기로 하였다.

　반복해서 인용된 책과 학술지인 Antimicrob Agents Chemother (AAC), Clin Infect Dis (CID), Clin Microbiol Rev (CMR), Emerg Infect Dis (EID), J Antimicrob Chemother (JAC), J Clin Microbiol (JCM), Manual of Clinical Microbiology (MCM) 등의 이름을 인용할 때는 이 책의 크기를 제한하려고 괄호 안에 있는 약어로 표기하였고, 일부 문헌은 참고문헌에 넣지 않고 표의 각주나 본문 중에만 찾아볼 수 있는 페이지까지를 넣었다. 우리나라 연구자의 영어 성씨는 같은 경우가 많으므로 이름의 약자 까지 인용하였으나 각 개인이 쓰는 이름 약자 중의 “-”은 PubMed의 형식과 마찬가지로 생략하였다. 참고문헌의 우리나라 연구자 중에는 주된 연구자가 맨 뒤에 실리기도 함으로 연구자명은 가능하면 모두 실었다.

　우리나라 연구자가 보고서에 실은 좋은 사진을 제5개정판에 실을 수 있게 승인한 여러 학회와 학술지 발행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 책이 진단미생물학을 공부하는 분들이나, 환자의 감염병 진단을 위해 미생물 검사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저자들에게 큰 보람이 되겠다. 이 제6개정판은 많은 부분을 새로 썼기에 초판을 낼 때와 마찬가지로 오류가 적지 않을 것이 염려된다. 큰 오류는 물론 작은 오류일지라도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2017년 9월
저자